제가 보통 마트나 쇼핑몰에서 올리브유를 고를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보통 ‘엑스트라버진’이라는 표시입니다.
자세한 정보를 라벨에서 찾아보기 힘들다고 저는 느껴서 등급이 같다면 제품의 차이도 크지 않을 것이라고 애써 생각하고 넘어갔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올리브의 품종과 수확 시점, 생산 방식, 보관 환경 등에 따라 오일의 향과 맛은 물론이고 주요 성분의 특성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올리브유와 뇌 건강을 연결해서 살펴본 연구도 소개되면서 단순한 식용유와는 여러모로 확연히 다른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저도 최근에 구매한 올리브 오일이 끝맛이 살짝 쏘는 듯한 후추맛이 느껴져서 신기하다고 느꼈죠.
그렇다면 올리브유는 정말 치매와 관련된 건강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식품일까요? 또 제품을 고를 때 ‘엑스트라버진’이라는 문구만 확인하면 충분할까요?
올리브유의 품종에 따라 맛과 성분이 달라지는 이유

올리브유는 모두 똑같은 원료에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어떤 올리브 품종을 사용했느냐에 따라 오일의 향과 쓴맛, 매운맛, 그리고 폴리페놀과 같은 성분의 특성에도 차이가 생길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품종 가운데 하나가 스페인에서 많이 재배되는 피쿠알(Picual)입니다. 비교적 강한 향과 쌉싸름한 맛, 목 뒤에서 느껴지는 알싸한 느낌이 특징으로 꼽힙니다. 폴리페놀 함량이 높은 편으로 알려져 있으며 산화에 대한 안정성이 상대적으로 좋은 품종으로 평가되기도 합니다.
반대로 아르베키나(Arbequina)는 보다 부드러운 스타일을 선호하는 사람에게 친숙할 수 있습니다. 과일을 연상시키는 향과 은은한 풀 향이 나타나며 강한 쓴맛이나 매운맛이 상대적으로 적은 편입니다.
그리스에서 대표적으로 재배되는 코로네이키(Koroneiki) 역시 주목할 만한 품종입니다. 풍부한 향과 함께 쌉싸름하고 톡 쏘는 맛이 나타날 수 있으며 폴리페놀 함량이 높은 품종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밖에도 오히블랑카(Hojiblanca)처럼 과일 향과 쓴맛, 매운맛이 함께 나타나는 품종이 있습니다.
결국 ‘엑스트라버진’이라는 표현은 올리브유의 품질을 판단할 때 중요한 기준이지만, 그것 하나만으로 제품의 모든 특성을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같은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유라도 어떤 품종을 사용했는지, 언제 수확했는지에 따라 경험하는 맛과 성분의 차이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올리브유와 치매 연구에서 눈여겨볼 숫자, 28%
올리브유가 관심을 받는 또 다른 이유는 뇌 건강과 관련된 연구 결과 때문입니다.
장기간의 식습관과 건강 결과를 살펴본 한 관찰연구에서는 9만 명이 넘는 사람들의 식습관을 오랜 기간 추적했습니다.
그 결과 매일 일정량 이상의 올리브유를 섭취한 사람에게서 올리브유를 거의 섭취하지 않는 사람보다
치매로 인한 사망 위험이 28% 낮게 나타난 것으로 보고됐습니다.
숫자만 보면 상당히 인상적입니다.
하지만 여기에서 ‘올리브유를 먹으면 치매 사망 위험이 28% 감소한다’고 받아들이면 곤란합니다. 이 연구는 사람들이 평소 어떤 식습관을 가지고 있었고 이후 어떤 결과가 나타났는지를 관찰한 연구이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올리브유를 자주 사용하는 사람은 다른 식생활이나 운동, 건강관리 습관에서도 차이가 있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런 여러 요인을 모두 완벽하게 분리하지 못한다면 특정 식품 하나가 결과를 직접 만들었다고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이 연구가 보여주는 것은 올리브유 섭취와 치매 사망 위험 사이에 의미 있는 연관성이 관찰됐다는 점이지, 올리브유가 치매를 예방하거나 치료한다는 사실이 확정됐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그렇다면 왜 이런 결과가 나타났는지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다른 종류의 연구도 함께 볼 필요가 있습니다.
뇌 속 아밀로이드 베타와 타우를 살펴본 동물실험
올리브유와 뇌 건강의 관계를 연구한 자료 가운데에는 생쥐를 이용한 실험도 있습니다.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유가 포함된 식단을 일정 기간 섭취시킨 생쥐에서 뇌 속 아밀로이드 베타와 타우와 관련된 변화를 관찰한 연구가 있었습니다.
특히 아밀로이드 베타가 본격적으로 축적되기 전에 올리브유가 포함된 식단을 섭취한 조건에서는 뇌 속 아밀로이드 베타와 타우 수준의 변화와 함께 인지행동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결과가 관찰됐습니다.
아밀로이드 베타가 뇌에서 제거되는 과정과 관련된 변화도 함께 나타났습니다.
흥미로운 부분은 이미 아밀로이드 베타 축적이 시작된 이후 올리브유 식단을 제공한 경우입니다. 이 조건에서는 아밀로이드 베타와 관련된 일부 변화가 나타났지만, 타우 수준이나 인지기능에서 동일한 정도의 개선이 확인된 것은 아니었습니다.
이 결과를 통해 생각해볼 수 있는 부분은 있습니다.
올리브유에 포함된 특정 성분이 뇌의 염증이나 산화 스트레스, 단백질 대사 등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연구해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생쥐에게 나타난 결과와 사람에게 나타나는 결과는 동일하지 않습니다.
동물실험에서 아밀로이드 베타나 타우와 관련된 변화가 확인됐다는 사실만으로 사람이 올리브유를 섭취하면 치매를 예방할 수 있다고 결론 내릴 수는 없습니다.
사람을 대상으로 한 관찰연구와 동물실험은 서로 다른 방식으로 의미를 갖기 때문에 각각의 결과를 따로 바라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건강 성분을 생각한다면 수확 시기도 확인해야 합니다
올리브유의 특성을 결정하는 요소는 품종뿐만이 아닙니다.
올리브를 언제 수확하느냐 역시 중요한 변수 가운데 하나입니다.
일반적으로 덜 익은 상태의 올리브를 이른 시기에 수확하면 생산되는 오일의 양은 상대적으로 적을 수 있지만, 폴리페놀과 같은 성분이 풍부한 특성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이런 오일에서는 풀이나 풋과일을 연상시키는 향과 함께 쓴맛이나 매운맛이 강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반대로 올리브가 충분히 익은 뒤 수확하면 오일의 양이 많아질 수 있고 맛과 향은 한층 부드러워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성숙 과정에서 일부 폴리페놀 성분은 감소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매운맛이 강하다고 무조건 좋은 것도 아니고, 부드럽다고 품질이 떨어지는 것도 아닙니다.
자신이 어떤 맛을 원하는지와 함께 수확 시기, 품종, 생산 방식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는 것이 더 합리적인 방법입니다.
유통기한보다 먼저 살펴볼 수확 연도
올리브유를 고를 때 의외로 놓치기 쉬운 부분이 수확 연도 또는 하비스트 데이트(Harvest Date)입니다.
올리브유는 오래 보관할수록 가치가 올라가는 와인과는 성격이 다릅니다.
올리브라는 과일에서 얻은 오일인 만큼 시간이 지나면서 산화가 진행될 수 있고, 보관 상태에 따라 향과 품질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제품을 비교할 때 단순히 유통기한이 충분히 남아 있는지만 보는 것보다 수확 시기를 확인할 수 있다면 더욱 도움이 됩니다.
특히 건강 성분에 관심이 있다면 ‘엑스트라버진’이라는 등급과 함께 수확 시기, 품종, 생산자 정보 등을 확인하는 습관을 들여볼 만합니다.
좋은 올리브유도 보관을 잘못하면 달라질 수 있습니다
구입한 뒤의 관리도 중요합니다.
올리브유는 빛과 열, 산소에 지속적으로 노출될수록 산화에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햇빛이 강하게 들어오는 창가나 온도가 높은 조리대에 장기간 두는 것은 피하는 편이 좋습니다.
가능하면 빛을 차단할 수 있는 용기에 담긴 제품을 선택하고, 개봉한 뒤에는 뚜껑을 제대로 닫아 서늘하고 어두운 곳에 보관하는 것이 좋습니다.
대용량 제품을 저렴하게 구입하는 것보다 자신이 실제로 사용하는 양을 고려해 구입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아무리 좋은 품종을 사용하고 높은 등급을 받은 제품이라도 오랫동안 빛과 열에 노출된다면 처음의 품질을 그대로 유지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올리브유를 치매 예방식품으로 생각해도 될까?
여기에서 가장 중요한 결론을 정리해보겠습니다.
현재 소개되는 연구만으로 올리브유를 치매 예방을 위한 특정 식품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장기간 관찰연구에서는 올리브유 섭취와 치매로 인한 사망 위험 감소 사이의 연관성이 관찰됐습니다. 또 동물실험에서는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유가 포함된 식단과 아밀로이드 베타, 타우 및 인지기능과 관련된 변화가 보고됐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각각의 연구가 보여주는 범위가 다릅니다.
관찰연구는 인과관계를 확정하기 어렵고, 동물실험은 사람에게 동일한 효과가 나타난다고 보장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올리브유 하나에 치매 예방 효과를 기대하기보다는 균형 잡힌 식사에서 건강한 지방 공급원 가운데 하나로 활용하는 관점이 보다 현실적입니다.
제품을 고를 때도 ‘엑스트라버진’이라는 네 글자에만 집중할 필요는 없습니다.
품종은 무엇인지, 언제 수확했는지, 생산자 정보는 명확한지, 어떤 용기에 담겼는지, 그리고 집에서 어떻게 보관할 것인지까지 함께 확인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결국 건강식품을 선택할 때 중요한 것은 특정 숫자나 화려한 효능을 그대로 믿는 것이 아닙니다.
어떤 연구에서 어떤 결과가 나왔고, 그 결과가 사람에게 어디까지 적용될 수 있는지를 구분하는 것.
그리고 그 정보를 바탕으로 실제 식생활에서 무리 없이 활용하는 것.
올리브유 역시 이런 기준으로 바라볼 때 ‘무조건 좋은 식품’이라는 단순한 평가에서 벗어나, 내가 무엇을 먹고 있는지 조금 더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요..?
다이어트, 피부 건강 등에도 요새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올리브 오일인지라 많은 분들이 캡슐이나 소포장 스틱 형태로도 섭취하고 계실것 같은데, 어떠신지 댓글로 의견 남겨주세요.
<제가 이전에 남긴 도파민에 관한 포스팅도 시간내서 한번 보시기를 추천드려요~>
2026.09.08 - [마음과 정신 건강] - 왜 멈추려 할수록 더 보고 싶을까? 오디세우스의 유혹에서 찾은 뇌와 도파민의 관계
'뇌건강'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당화혈색소와 치매 위험, 한 번의 검사보다 몇 년간의 변화가 중요한 이유 (0) | 2026.09.09 |
|---|---|
| 설포라판과 유산균, 치매와 무슨 관련이 있을까? 뇌와 장을 잇는 연구의 현재 (0) | 2026.09.09 |